117세까지 산 스페인 여성, 그녀의 건강 장수 비밀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가, 바로 이것이 진정한 과제입니다. 최근 스페인에서 117세까지 생을 이어간 여성의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오래 산 것에 그치지 않고, 사망 직전까지도 놀라운 건강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Maria Branyas Morera). 1907년에 태어나 2023년까지 무려 117년을 살았던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 중 한 명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녀의 실제 나이보다 신체 나이가 23세나 젊게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서류상으로는 117세였지만 몸은 94세 정도였다는 뜻이지요.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의대 연구팀은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몇 년 동안 혈액, 소변, 대변, 침 등을 채취해 **다중 오믹스 분석(multi-omics analysis)**을 진행했습니다. 이 분석에는 유전체(유전자의 구성과 변이), 후성유전학(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화학적 변화), 장내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 등이 포함됩니다. 결과는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되었고,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렇다면 117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던 모레라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삶과 연구 결과를 통해 장수와 건강의 조건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텔로미어가 짧아도 오래 산다?
노화 연구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가 텔로미어입니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 염색체 말단을 보호하는 구조로, 흔히 ‘신발 끈 끝의 플라스틱 캡’에 비유됩니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는 조금씩 짧아지고, 결국 너무 짧아지면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해 노화가 진행됩니다. 그래서 텔로미어는 일종의 ‘세포의 시계’로 불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모레라의 텔로미어 길이는 동년배 평균보다 40%나 짧은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마치 다 쓴 연필 끝처럼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텔로미어가 이렇게 짧으면 건강이 악화되고 수명도 줄어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모레라는 혈관이 깨끗했고, 장기 기능도 안정적이었으며,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했습니다. 연구진은 “텔로미어 길이가 단순히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그것만으로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텔로미어는 노화의 한 요소일 뿐,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 면역 체계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2. 신체 나이, 실제보다 23세 젊었다
연구팀은 모레라의 나이를 **후성유전적 시계(epigenetic clock)**로 측정했습니다. 이는 DNA의 화학적 변화를 기반으로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총 6종의 시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평균값은 94세였습니다.
즉, 그녀의 몸은 실제 나이보다 23살이나 젊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동안’이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3. 장내 미생물, 청소년 같은 마이크로바이옴
모레라의 장내 세균(마이크로바이옴)도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분석해 보니, 청소년이나 젊은 층과 비슷한 미생물 구성을 가진 것입니다. 특히 비피더스균의 수치는 대조군 그래프를 넘어설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비피더스균은 유산균의 일종으로, 소화 건강과 면역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이 균이 줄어들어 소화기 문제와 면역력 저하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모레라는 노년에도 비피더스균이 풍부했기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4. 미토콘드리아와 산화 스트레스
연구팀은 모레라의 세포에서 발견된 또 다른 특징으로 뛰어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꼽았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로, 에너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활성산소도 발생시킵니다. 활성산소는 세포 손상과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모레라의 세포는 활성산소를 해소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즉, 산화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뛰어났던 것이죠. 이 덕분에 세포 손상이 적었고,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5. 생활 습관의 힘
아무리 유전적 요인이 뛰어나도, 생활 습관이 받쳐주지 않으면 117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는 없습니다. 모레라는 평생에 걸쳐 단순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했습니다.
- 지중해식 식단: 매일 요거트 3개를 먹었고, 채소·과일·올리브 오일이 중심인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 절제된 생활: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 꾸준한 활동: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산책을 즐겼습니다.
- 사회적 교류: 가족과의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고, 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 평정심: “신이 나를 잊은 것 같다”고 농담할 만큼 담담하게 삶을 받아들였고, 스트레스를 크게 두지 않았습니다.
6. 심리적 안정과 장수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은 한결같이 모레라의 ‘마음가짐’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습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건강 장수에 직결된다는 것이지요.
마리아 모레라는 나이 듦을 두려워하거나 불평하기보다, “이왕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태도는 극도의 평정심과 긍정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노년의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7. 우리에게 주는 교훈
모레라의 사례는 단순히 “특별한 유전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녀의 연구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 유전적 요인보다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텔로미어가 짧아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장내 미생물 관리가 핵심이다
균형 잡힌 식단과 발효식품 섭취가 장수와 직결됩니다. - 적절한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혈관 건강과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교류
가족, 친구, 이웃과의 교류는 노년기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큰 요소입니다. - 평정심과 긍정적 태도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장수와 건강을 좌우합니다.
117세라는 기록적인 수명은 분명 놀라운 일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속에서 보여준 건강한 삶의 질입니다. 텔로미어가 짧아도, 생물학적 나이를 실제보다 수십 년 젊게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식습관, 생활 습관, 사회적 관계, 심리적 안정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모두 117세까지 살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삶을 통해 오래 살되,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요거트 한 컵, 가족과의 웃음, 마음의 평정심이야말로 장수의 진짜 비밀입니다.
*제 블로그의 연구 결과 등은 절대적인 결과라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주의해서 봐야 하는,각각의 연구나 연구군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을수도 있다는 자세로 봐야하는 거 같아요.
과학에서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얘기를 해도, 뒤집이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 계속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열린 자세로 정보를 거르면서 축적해 나가야 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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